[울트라맨 가이아] 지구는 울트라맨의 별 특촬


"아냐, 지구는 인간을 버리지 않아...인간을 버렸다면 울트라맨은 없어...!"


울트라맨 시리즈를 그다지 많이 챙겨보진 않았던지라

시리즈 중 최고다!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은,

제가 본 울트라맨 중에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울트라맨 가이아입니다.




가이아는 20세기 말에 전세계적으로 퍼져있었던 지구 종말론을 의식하여 제작된 작품입니다.
(방송년도 1998년~1999년.)

'근원적 파멸초래체'라는 우주 너머의 적에게 지구가 침략을 받게 되고,

침략자인 파멸초래체에 대항하여 지구를 지키기 위해

주인공 타카야마 가무가 지구의 빛과 접촉, 지구의 화신인 울트라맨 가이아로 변신하여 싸운다는 게 기본적인 스토리.

거기에 울트라맨 시리즈 최초로 세컨드 히어로 개념을 도입하여

작품 내 두 번째 울트라맨이자 가이아의 라이벌인 울트라맨 아굴이 등장합니다.




지구=가이아라는 작품명답게 당시 유행하던 환경 보호라는 테마에도 초점을 맞춰

'인간이 지구에게 저지른 온갖 악행'이란 요소를 본격적으로 조명하는 작품인데,

당연하다는 듯이 인간에 대한 비판이 꽤 많이 나오는 작품입니다.

인간이 저지른 환경 오염이나 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해 괴수가 되어버린 경우도 종종 나오고,

아굴로 변신하는 후지미야 히로야는 작중에서

'인간이 그동안 지구에게 얼마나 몹쓸 짓을 많이 했는데, 이제 와서 지구에 기대려고 하다니 너무 이기적이다.'라며

자조하는 대사를 하기도 하죠.


이로 인해 '지구와 인간을 함께 지킨다.'라는 가이아와

'지구는 지켜야 하지만, 지구를 병들게 하는 인간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라는 아굴은

의견 차이로 작 중에서 몇 번이고 서로 결투를 벌입니다.




거기다 파멸초래체의 등장에 맞춰 지구 안에 잠들어있던 괴수들도 일제히 나타납니다.

'티그리스'나 '미즈노에노류' 같은 지구의 괴수들을 맞닥뜨리게 된 인류는

당연하다시피 그들도 인류의 적이라고 인식하여 공격합니다만,

사실은 이 괴수들도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구를 침략자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일어난 것이었음을,

그들과 인류의 분쟁마저도 파멸초래체가 꾸며놓은 함정이었음을 뒤늦게 알고

인류가 얼마나 자기중심적이고 오만한 시선을 갖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인간마저도

'이 지구에 함께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라는 주장을 합니다.

아무리 인간이 오만하다 해도, 그들이 지구와 다른 지구의 생물들에게 못된 짓을 많이 했다고 해도

그런 인간들 역시 이 지구에 함께 살아가는 가족들이며,

침략자인 파멸초래체에 맞서기 위해서는

인간과 괴수를 아우른 지구의 모든 생명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던집니다.




압도적인 파멸초래체의 전력 앞에 가이아와 아굴이 패배하고 울트라맨의 빛을 잃었을 때,

울트라맨을 되살리기 위해 나선 것은 바로 지구의 괴수들이었습니다.

지구의 괴수들과 인류가 힘을 하나로 모아 지구의 화신인 울트라맨을 부활시키고

괴수들이 울트라맨과 함께 지구의 편에 서서 파멸초래체에 맞서 싸우는 최종장은

지금 봐도 뭔가 뭉클하더군요.




[우리들 인류는 지구를 소중히 여기지 않고 살아왔다. 하지만 지구는 그런 인류에게 살아갈 빛을 줬다...]


울트라맨 가이아에 등장하는 지구의 괴수는 시각에 따라 여러가지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어떤 시각으로 보면 '대자연의 법칙'이라고 볼 수도 있고,

어떤 시각으로 보면 '지구의 자연, 그 자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류가 괴수와 함께 힘을 합쳐서 지구를 구해내는 최종장 스토리는

비유적으로 보면 '인류는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어 살아가야한다'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는 모성애가 짙은 여신으로 등장하는데,

지구가 인류의 과오를 용서하고 모든 생명을 끌어안아준다는 작품의 주제를 생각해보면

제목 '가이아'를 여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도 그런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게 바로 지구의 빛입니다.
이 지구에는 울트라맨이 있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별이 결코 멸망할 리가 없습니다.
우리 인류가 지금까지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한다면...




어쨌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성운상에도 노미네이트 되었다는데, 전년도에 동 브랜드인 티가가 수상한지라 규칙상 탈락해버렸다는 슬픈 비화가(...




덧글

  • K\' 2017/09/07 01:59 # 삭제 답글

    농담으로 가이아에 모든 힘을 쏟은 제작진은 후속작에서 거짓말같이 망해버렸다라고 하죠.(사실 넥서스부터 망조가 든거지만)


    아굴 배우가 누군가 했더니 류우키의 가오리라이더...
  • 잠본이 2017/09/07 22:18 #

    코스모스는 극장판으로 꽤 오래 우려먹은거 생각하면 별로 망했다는 느낌은 안들던데요...
    관계자 회고에 따르면 실제론 티가 때부터 예산관리가 엉망이라 작품은 걸작인데 수익은 죽쑤는 패턴이 계속되었다고...(그리고 그게 결정적으로 터져버린게 넥서스 때)
  • jazz9207 2017/09/07 23:30 #

    츠부라야 일족이 돈에 까막눈인 걸로 그렇게 유명했다고(....
  • 狂君 2017/09/07 06:45 # 답글

    어쩐지 G건담이 생각나네요. 흥미로워서 꼭 보고 싶어졌습니다.
  • 잠본이 2017/09/07 22:23 #

    후지미야 떠드는 꼴이 딱 동방선생의 지구를 살리자 스타일인지라...
  • jazz9207 2017/09/07 23:32 #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 네푸딩 2017/09/07 09:18 # 답글

    요즘 울트라에도 보이는 사카모토 코이치 감독 특유의 바닥 울림 등등의 중량감 묘사의 시초이기도 해서 흥미 땡기더라고요. 연출도 연출이거늘 내용도 알차다고 하고. 10주년 됐다고 가이아 아굴 배우 직접 섭외해서 축하 영상도 만들고 오브 오리진 사가에도 나와주고 넥서스와 함께 츠부라야의 애정 공세가 꽤나 돋보이는 작품이라 보지는 않았어도 인상이 팍 깊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잠본이 2017/09/07 22:28 #

    사실 착지할때 위로 흙 날리는 효과(실제론 폭약 터뜨림)는 다이나 때 실험적으로 써먹었다가 여기서 정례화되었죠.
    솔직히 오리진 사가에 등장하는건 좀 뜬금없다 싶었던... 다이나와 코스모스야 사가 때부터 외유했으니 그러려니 했지만 설마 이놈들을 불러올줄은 몰랐습니다.
  • jazz9207 2017/09/07 23:32 #

    흙 튀어오르는 건 가이아 당시랑 지금이랑 연출 방식이 다르다고 하던데,
    보니까 뭔가 느낌이 묘하게 차이가 나긴 하더군요.
    어쨌든 작품은 좋은 작품이니 추천합니다.
  • 시로 2017/09/07 11:30 # 답글

    울트라맨 본격입문이 티가-다이나-가이아 신 3부작이라서 참 애착이 가는 울트라맨입니다. 정말 재밌게봤지요.
  • jazz9207 2017/09/07 23:33 #

    흑흑 티가도 봐야할텐데 말이죠
  • 무지개빛 미카 2017/09/07 16:05 # 답글

    지구가 울트라 마피아 본 소굴이었다니... 충격적입니다. 지구의 운명을 위해서라도 울트라 마피아가 본거지를 재발 딴 곳으로 옮겨주시길 바랍니다. (왠지 지구에 인간이 있다고 별을 치료하던 의사가 지구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듯한 통고를 하는 만화가 생각났다.)
  • 잠본이 2017/09/07 22:24 #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거 끝난 이후로는 다시 우주에서 왔다는 설정으로 돌아갑니다. 쟤네 둘이 좀 특이 케이스임.
  • jazz9207 2017/09/07 23:33 #

    우주 마피아 M78 패밀리
  • 잠본이 2017/09/07 22:28 # 답글

    세기말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라 생각은 하는데 최종보스인 조그의 2단변신이 좀 미묘해서 복잡한 기분도 들었죠.
    (여신 모습으로 계속 싸웠으면 재미있었을텐데 수 틀리니까 흉악해지다니 흑흑)
    KCB 디렉터로 대활약하시는 우주형사 샤이다 아저씨의 특촬 유작이기도...ㅠㅠ
  • jazz9207 2017/09/07 23:33 #

    1형태는 인류를 조롱하기 위하여 일부러 여신 모습을 한 거라는 해석이 참 절묘하다 싶었지요
  • 마하드 2017/09/09 00:40 # 답글

    영상매체속 열도는 가선 안될 마경이 아닐까 싶은게
    매번 괴인과 영웅이 싸우고 도시가 튜쾅하는게 일상일듯
  • jazz9207 2017/09/09 19:47 #

    마굴이죠 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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